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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과 공존

2023. 03. 08 - 2023. 04. 19
김경원, 장세일

필갤러리는 김경원, 장세일 작가의 2인전, 반복과 공존 _Repetition and Coexistence 전을 2023년 3월9일 부터 4월11일까지 개최한다.

이 두 작가는 그동안 동물이란 공통된 대상에 각자의 시선을 담아 작품을 전개해왔다. 김경원작가는 반복적인 동물의 형상을 그리며 시스템 안에서 대량생산되는 동물들의 인식되지 않는 개별의 존재성에 관해서 표현했고, 장세일 작가는 토템과 같이 신화적 존재였던 동물의 유기적인 형태를 제도화된 딱딱한 형태로 표현하며 길들여진 야생성에 대해 주목한다.

김경원이 주목하는 대량생산된 동물은 그것의 용도와 형태, 환경 등 본질이 결정된 뒤 존재하게 되는 일종의 제작된 사물이다. 김경원 작가는 이들에게 존재를 부여한다. 첫번째로, 개체를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로 인식되게 해 되려, 각각의 개체성에 대해 사유하게 되는 점을 들어볼 수 있다. 또,각각의 개체에 미묘한 변화를 주어, 각각의 존재감을 인식시키는 방식 역시 꼽아볼 수 있다. 같은 터치는 이론적으로 절대 복제 불가능 하다는 회화적 전재는 앞서 말한 김경원의 작업과 개연성을 갖는다. 관객은 반복적인 동물의 형태를 하나하나 그려내는 작가의 수행적 요소 역시 상상해볼 수 있다.

이처럼 김경원 작가의 동물을 향한 사려깊은 시선과는 달리, 회화적 헝태는 매우 전략적이다. 시각적으로 눈에띄는 요소를 이용해 원거리에서 인식되는 형태와 근거리에서 인식되는 형태가 다른 일종의 덩어리를 만드는 표현과 부조형태로 평면과의 차이를 이용한 화면의 완급조절, 깔끔한 마무리와 측면활용 등을 말한다. 이런 시각예술에 대한 객관적 고민과 연구는 작가의 작업을 보다 풍부하게한다.

장세일 작가는 인간이 동물을 어떻게 길들여왔는지를 은유하며 그것의 정체를 규명한다.

문명이 시작된이래 인간의 역사는 자연을 극복하는 일련의 기다란 서사라고 가정했을때, 역사이전 동물은 인류의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요소이기에 수많은 매채에서 자연의 상징성을 갖는다. 역사 이전의 동물은 길들이거나, 이겨내야하는 대상이기도, 토테미즘 문화에서 옅볼 수 있듯, 경외의 대상이여 왔다.

이렇듯 유기적인 형태를 가지고 신화적 존재였었던 동물은 장세일 작가의 작품속에서, 제도화된 형태와 딱딱한 표면에 씌워짐으로써, 불분명한 것들이 분절화되고 그것의 정체는 제단된다. 이런 유기적 형태에 대한 제단은 동물로 은유되는 미지의 영역이 그 신화성을 잃어버리고 정복과 측량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에서, 작품을 통한 장세일 작가의 인간의 식민주의적 폭력성에 대한 규명이다. 작품이 내포한 엄중한 메세지와는 달리, 작품의 시각적 이미지는 아이러니하게도 무척 장식적이라 사람들에게 손쉽게 호감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는 공공미술 분야에서 눈에띄는 경력을 가진 장세일 작가의 작품이 시각적으로 대중들에게 마냥 친숙한 형태만을 조소하는 작가가아닌 작가적 고민과 세계관을 보여주는 요소이다.

김경원 작가와 장세일 작가의 동물에 대한 담론을 옅볼 수 있는 전시는 화요일~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필갤러리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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